시도
20230128

문을 잠궜다 열쇠는 버렸다
두 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햇빛이 맑다 신발은 더럽다
어디로든 가자 따뜻한 걸 찾을 테니까

나는 젊은이

곁눈질에 익숙한 젊은이

문을 잠궜다 열쇠는 버렸다
두 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1. 또다시 젊은이를 찾아 듣는 때가 되었구나. 이사 갈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열불 터지는 건, J네 부부를 초대하는 날에 별 난리와 함께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는 것.
동파 대비를 다 해놨는데 보일러가 고장이 나버릴 줄은 몰랐다. 에러 코드 조차도 뜨질 않는 걸 보니 그냥 운명하신 것 같은데, 하필이면 이런 날에 이러냐… 싶더라. 어떡하면 손님이 온 날에 이럴 수 있냐고 보일러를 부둥켜 안고 울고 싶었다.
재앙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고… 저녁 준비를 하던 중에 갑자기 전기가 나갔다. 두꺼비집이 나갔나 했는데 두꺼비는 얌전히 있던데다 주인집도 마찬가지로 안되길래 한전에 전화를 걸고… 한두시간이면 될 줄 알았던 일이 해결안되어서 결국 J네는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하고 돌려보냈다.
전봇대의 문제로 단전된 전기는 새벽에야 고쳐졌는데, 집주인으로부터 이사 통보가 나오더라. 결국 집이 팔리고, 떠나는 신세가 되었구나.




2. 여기까지만 말하면 푸념일기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며칠 지나서 떠올리니 J네 부부와 보낸 시간이 그래도 좋은 기억을 써나가고 싶게 만들었다.
a. 채반을 꺼내려고 찬장을 열었는데, 후라이팬이 떨어지더라. 그걸 보고 J네 남편 분께서 닌자어택이라고 말하셨다. 그들은 그렇게 머리 위에서 뭐가 떨어질 때면 ‘닌자어택!’이라고 외친다는데, 일상에서 그런 말을 외칠 그들이 꽤 귀여웠다.
b. J에 이어 J네 남편 분께서도 ‘짜진짜’라는 말을 자연스레 꺼내시더라. 재미있어서 따라하다보니 입에 붙었다는데, 저작권료는 닌자어택을 나도 따라하는 걸로 퉁치기로 했다. :P
c. J로부터 팬톤 머그컵을 받았다.(그것 외에도 받은게 있지만, 나중에 이야기를 꺼내기로!) J의 남편 분께는 비밀이지만, 사귈 적에 깨먹은 아이와 똑같은 걸로 선물해주었다.
그러고보니 어느 순간부터 팬톤 머그컵을 사지 않고 있었구나 싶었다. 2015년부터 매해 생일 때마다 하나씩 모으고 있었는데, 아마 여기로 이사를 오고 난 뒤로는 사질 않았던 것 같다. 이렇게 나도 모르게 나만의 의식을 잊어가고 있었구나 싶었다.
그렇기에 이 선물이 더욱 고마웠다. J는 아마 마음의 빚으로 여기면서 챙겨준 것이겠지만, 그것은 잊혀진 내 의식의 일부를 되찾아 준 것이니까.

비바 마젠타는 용감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즐겁고 낙관적인 축하를 촉진하여 새로운 내러티브를 쓰는 맥동적인 색상이다.

비바 마젠타는 순수한 기쁨을 즐기고 실험과 자기 표현을 억제하지 않고, 짜릿함과 경계 없는 그늘을 돋보이게 하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레드다. 비바 마젠타는 또한 낙관적이고 힘, 그리고 실험을 상징하는 진홍색 톤으로 같은 반항적인 정신을 가진 창의적인 사람들이 두려움 없고 구속 없이 자신을 표현하도록 장려하기를 희망한다.

출처 : Madtimes (클릭시 링크이동)


덕분에 올해의 컬러도 찾아보게 되었다. 비바 마젠타(18-1750)라고 하는 진핑크색이구나. 올해 생일에는 얘 색깔을 한 핑크색을 거둬들이는 걸루! 한편 이러면 핑크색 옷이 주변에 눈에 보일까 조금 기대하게도 되어서 좋구마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