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20230506

 

 

  며칠째 Suede의 When The Rain Falls를 듣고있다. 이 말은 며칠째 비가 내리고 있다는 말이다. 앨범커버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덥썩 집어든 망작에서 유일하게 건져낸 그 노래는, 어느새 20년 가까이 비가 오는 날이면 즐겨듣는 노래가 되었다. 그 시간이 강산이 두번이나 변할 무렵이 되어버렸다는게 새삼스레 놀랍고 헛헛하다가도, 그래도 비 내리는 날이면 변함없이 그 어느 노래보다도 먼저 손을 뻗을 수 있는 곡이라는 점이 기쁘고 감사하다. 어느 시점에 절로 짚어보게 되는 노래가 적잖치는 않다만, 비소식처럼 제멋대로 찾아오는 손님을 언제나 밉지 않게 만들어주는 노래인데다 아무 노래나 이렇게 변함없이 좋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내게는 이렇게 소중한 반면, Suede에게는 그리 각별하지 않은 노래인 듯 한데, 이 노래를 라이브로 부른 것은 수록된 앨범이 발매된 직후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뭐, A New Morning 앨범 자체가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브렛 앤더슨에게 사랑받지 못한 앨범이기도 하다만 말이다.

 그런 이유에서 곡의 라이브 영상은 위에 첨부한 영상 밖에 없다. 유일한 영상의 화질과 음질이 열악하더라도 유일하다는 이유로 즐겨보고는 하는데, 오늘 영상을 보던 중에 한국인이 쓴 댓글이 있더라. 1 전에 댓글이었지만, 사람도 아마 오는 날에 댓글을 썼을테지 싶어서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